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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친해질수록 더 힘들까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7
2026-04-12 13:33:13
국제 학술지 게재 연구 기반
트라우마 뉴스레터 · 연구로 읽는 마음

나는 왜
친해질수록 더 힘들까

Y 트라우마 연구소  ·  박도현 소장  ·  소매틱 심리치료
이 글은 아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Spinazzola, J., van der Kolk, B., & Ford, J. D. (2021). When nowhere is safe: Interpersonal trauma and attachment adversity as antecedents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developmental trauma disorder. Journal of Traumatic Stress, 34(3), 507–521.
낯선 사람과는 괜찮습니다.
가벼운 관계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진짜 가까워질 것 같을 때,
갑자기 불안해지고, 밀어내고 싶어집니다.

"나는 왜 친해질수록 더 힘들까."

이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래된 신경계의 패턴이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구가 주목한 질문: 왜 어떤 아이들은 PTSD를 넘어선 어려움을 겪는가

Spinazzola, van der Kolk, Ford 연구팀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동들을 대규모로 추적하며 중요한 발견을 했습니다. 똑같이 트라우마를 경험해도, 어떤 아이들은 PTSD의 전형적 증상을 넘어서는 훨씬 광범위한 어려움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이 바로 '애착 역경(attachment adversity)'이었습니다. 트라우마가 단순히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보호자와의 관계 안에서 발생했을 때 — 그 영향은 훨씬 깊고 넓게 남습니다.

"대인관계 피해와 애착 붕괴의 조합은
심리사회적 발달에 상승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그 효과는 단순히 더해지지 않는다."

 

안전해야 할 곳이 위험할 때 — 신경계가 배우는 것

인간은 위협을 감지하면 본능적으로 보호자에게 달려갑니다. 이것이 애착 체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그 보호자가 동시에 위협의 원천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신경계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입니다. 가까워지면 위험하고, 멀어지면 생존을 위협받는 이 딜레마 안에서 신경계는 이상한 균형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패턴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친밀한 관계 안에서 그대로 재활성화됩니다.

"가까워지면 왠지 불안해져요.
상대방이 나를 떠날 것 같아서 집착하다가도,
너무 가까워지면 갑자기 밀어내고 싶어져요.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이것은 의지나 사랑의 부족이 아닙니다. 신경계가 "친밀함 = 위험"이라는 오래된 연결을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성격이 아닌 트라우마 이력의 산물임을 명확히 합니다.

 

애착 트라우마가 남기는 여섯 가지 조절 장애

연구팀이 제안하는 발달 트라우마 장애(DTD) 개념은, 애착 역경이 삶의 여섯 개 영역에 걸쳐 자기조절 능력을 손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발달 트라우마 장애(DTD)의 여섯 가지 자기조절 장애 영역
1
감정 조절 — 감정이 갑자기 폭발하거나 반대로 완전히 차단됩니다. 강렬한 감정 앞에서 스스로를 달랠 수 없습니다.
2
신체 조절 — 수면, 식사, 소화, 신체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 등 몸의 기본적인 리듬이 불안정합니다.
3
주의·기억 조절 — 집중하기 어렵거나, 기억이 단절되거나, 해리적 경험이 나타납니다.
4
행동 조절 — 충동적인 행동, 자해, 위험 추구 등 자기 보호 능력이 손상됩니다.
5
대인관계 조절 — 타인을 신뢰하기 어렵고, 친밀함에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집착과 회피가 공존합니다.
6
자기 정체성 — "나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깊은 수치심, 무력감, 지속적인 손상감이 자기 인식의 기반이 됩니다.

연구팀은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애착 붕괴만 경험한 아이들도 다른 형태의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이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DTD 증상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신체적 학대가 없었더라도, 보호자와의 관계가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발달에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친해질수록 힘든 이유 — 신경계의 관점

애착 트라우마를 경험한 신경계는 친밀감의 신호에 자동으로 경계 반응을 보냅니다. 상대방이 가까워질수록, 오래된 신경계 패턴이 "위험"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나타나는 신경계 패턴
상대방의 작은 행동 변화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버려질 것 같은 예감이 반복적으로 찾아옵니다
가까워지면 오히려 멀어지고 싶고, 멀어지면 불안해집니다
상대방을 믿고 싶지만 믿는 순간 배신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관계에서 갑자기 감정이 차단되거나, 아무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친해질수록 힘든 것은
사랑하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안전해야 할 관계에서 상처받았던
신경계가 여전히 그 기억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소매틱 심리치료와 애착 트라우마

애착 트라우마는 관계 안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회복도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소매틱 심리치료에서 치료적 관계 자체가 핵심 치유 도구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소매틱 심리치료에서 애착 트라우마를 다루는 방향
1
안전한 관계 경험의 누적
치료 관계 자체가 "가까워지는 것이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새로운 신경계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것은 천천히, 반복적으로 축적되어야 합니다.
2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신체 반응 알아채기
친밀함의 신호에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 가슴이 좁아지는지, 숨이 짧아지는지, 몸이 굳는지 — 를 판단 없이 알아챕니다.
3
상호 조절을 통한 신경계 재학습
SE™(소매틱 익스피리언싱)에서는 치료자와의 상호 조절을 통해 신경계가 관계 안에서 안전을 경험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연습합니다.
 

마치며

Spinazzola 연구팀의 연구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안전해야 할 관계에서 형성된 신경계 패턴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패턴은, 새로운 안전한 관계 경험을 통해 변할 수 있습니다. 오래 걸리고 쉽지 않지만, 신경계는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회복의 가능성입니다.

소매틱 심리치료 · 트라우마 전문
와이 트라우마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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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Spinazzola, J., van der Kolk, B., & Ford, J. D. (2021). When nowhere is safe: Interpersonal trauma and attachment adversity as antecedents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developmental trauma disorder. Journal of Traumatic Stress, 34(3), 507–521. https://doi.org/10.1002/jts.2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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