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게재 연구 기반
트라우마 뉴스레터 · 연구로 읽는 마음
상담을 받았는데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Y 트라우마 연구소 · 박도현 소장 · 소매틱 심리치료
이 글은 아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Brom, D., Stokar, Y., Lawi, C., Nuriel-Porat, V., Ziv, Y., Lerner, K., & Ross, G. (2017). Somatic experiencing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 randomized controlled outcome study. Journal of Traumatic Stress, 30(3), 304–312.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이야기도 충분히 했고,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나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나는 원래 안 되는 걸까요?"
이 질문을 가진 분들께,
연구가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SE™ 최초의 무작위 대조 연구
2017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심리외상 치료 센터(ICTP)와 히브리 대학교 연구팀은 SE™(소매틱 익스피리언싱)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RCT)를 발표했습니다.
무작위 대조 연구는 임상 효과를 검증하는 가장 엄격한 방법입니다. 참여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실제 개입을 받고 다른 그룹은 대기하게 한 뒤 결과를 비교합니다. 이 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나 기대 효과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SE™의 효과성을 평가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연구다.
SE™는 기존 PTSD 치료 방법들이 사용하지 않는
고유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구 설계: 어떻게 진행됐나
연구는 DSM 기준의 PTSD 진단을 충족하는 63명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단일 외상 사건 이후 PTSD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히브리어 또는 영어 구사자였습니다.
연구 진행 과정
1
사전 평가 후 무작위 배정
63명이 SE™ 치료 집단(33명)과 대기자 통제 집단(30명)으로 무작위 배정되었습니다. 두 집단 간 사전 평가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2
15주간 주 1회 SE™ 세션
치료 집단은 총 15회의 SE™ 세션을 받았습니다. 동일 기간 동안 대기자 집단은 대기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3
추적 평가
15주 후 대기자 집단도 SE™를 받았고, 이후 두 집단 모두 추가 추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효과가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연구 결과: 수치가 말하는 것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SE™를 받은 집단은 대기자 집단에 비해 PTSD 증상과 우울 증상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습니다.
SE™ 치료 집단의 주요 결과
○ PTSD 증상 심각도 — 효과 크기 Cohen's d = 0.94~1.26 (대효과)
○ 우울 증상 — 효과 크기 Cohen's d = 0.7~1.08 (중-대효과)
○ 치료 직후뿐 아니라 추적 평가에서도 효과 유지
○ 대기자 집단도 이후 SE™를 받았을 때 동일한 수준의 호전을 보임
Cohen's d 0.8 이상은 임상 연구에서 '대효과(large effect)'로 분류됩니다. SE™가 보여준 수치는 이 기준을 크게 상회합니다. 트라우마 치료 분야에서 이 정도의 효과 크기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나타냅니다.
상담을 받았는데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Brom 연구팀은 SE™가 기존 PTSD 치료 방법들과 다른 고유한 접근을 취한다는 점을 명시합니다. 그 핵심은 내적 신체 감각을 외상 기억의 담지자(carrier)로 본다는 것입니다.
"상담을 여러 번 받았어요. 그때마다 이야기를 했고,
조금씩 이해가 되기도 했는데,
몸은 그대로인 것 같아요. 여전히 긴장하고, 놀라고, 자꾸 피하게 돼요."
이 경험은 흔합니다. 인지 수준에서의 변화가 신체 수준의 반응까지 자동으로 바꿔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 기억은 언어화된 이야기뿐 아니라 몸 안의 감각 패턴으로도 저장됩니다. SE™는 바로 이 감각 수준에 직접 접근합니다.
상담에서 나아지지 않는 느낌이 드는 것이 반드시 상담이 효과가 없다거나, 내가 변화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아직 몸에 저장된 수준까지 닿지 않았을 뿐입니다.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것이 당신의 한계가 아닐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저장된 수준에 맞는
접근 방식이 아직 닿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SE™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SE™는 트라우마 기억을 직접 다시 떠올리거나 강하게 노출시키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점진적이고 조율된 접근으로 신체 감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갑니다.
SE™ 접근의 특징
1
점진적이고 조율된 접근
한꺼번에 압도적인 기억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천천히 접근합니다. 이것을 수위조절(titration)이라고 합니다.
2
완료되지 못한 신체 반응의 해소
위협 상황에서 몸이 시작했지만 완료하지 못한 방어 반응 — 도피, 저항, 보호 움직임 — 을 안전한 맥락에서 천천히 완료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자율신경계의 재조율
신체 감각을 알아채는 과정을 통해, 만성적으로 각성되거나 억제된 자율신경계가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합니다.
마치며
Brom 연구팀의 무작위 대조 연구는 SE™가 PTSD 증상과 우울 증상 모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엄격하게 검증했습니다.
상담을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이 당신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몸에 저장된 방식에 맞는 접근이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때로 회복의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소매틱 심리치료 · 트라우마 전문
와이 트라우마 연구소
상담 문의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전화·문자 010-7519-0375
이메일 passamind@naver.com
대치동 · 삼성역 | 1:1 프라이빗 상담 공간
#트라우마회복 #PTSD #소매틱심리치료 #SE #신경계 #연구로읽는마음 #임상연구
참고 문헌
Brom, D., Stokar, Y., Lawi, C., Nuriel-Porat, V., Ziv, Y., Lerner, K., & Ross, G. (2017). Somatic experiencing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 randomized controlled outcome study. Journal of Traumatic Stress, 30(3), 304–312. https://doi.org/10.1002/jts.22189
댓글 0